(번역) 매스이펙트: 안드로메다의 고난의 5년 개발 비화

원문:
http://kotaku.com/the-story-behind-mass-effect-andromedas-troubled-five-1795886428

2012년 매스이펙트3 개발이 마무리 되면서, 소수의 바이오웨어 최고위 직원들이 모여 이 SF 대작 프랜차이즈의 후속작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그 결과 그들은 이전의 세 작품에서 아직 손대지 않은 가능성인 탐험에 대한 게임을 만들자는 결정을 내렸다. 행성 몇 개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수백 개의 행성을 탐험하는 것이라면 어떨까 – 그들의 말이었다.

5년 뒤, 그 결과에 열광하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2017년 3월 출시된 매스이펙트: 안드로메다(이하 ‘안드로메다’)는 이 시리즈의 오랜 팬들조차 실망하게 만들었다. 게임을 좋아한 이들도 일부있었지만, 대부분은 혹평을 내렸고, 고르지 못한 라이팅 수준, 빈번한 버그, 짤로 쓰일 법한 우스꽝스러운 애니메이션에 가혹한 비판이 쏟아졌다.  (우리 잡지에서는 그저 그렇다고 평했다) PS4 버전은 메타크리틱 70점을 기록했고, 이것은 기존의 그 어떤 바이오웨어 게임들 보다, 심지어 악명 높은 소닉크로니클 보다 낮은 점수였다.

즉시 팬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따지기 시작했다. 왜 이전작들보다 안드로메다가  훨씬 나빠진 건가? 존경받던 RPG개발사에서 어떻게 이런 수준 이하 게임이 출시된 것인가? 인터넷에 도는 이상한  바이오웨어에 대한 비난 여론으로 문제점들이 다소 과장되기는 했지만, 어떻게 안드로메다는 그렇게 많은 애니메이션 문제를 안고 출시될 수 있었단 말인가?

본 기자는 지난 석 달 간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조사해 왔다. 게임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할 수 없으므로 익명을 요구한 안드로메다 개발팀원 10여 명과 대화를 나눈 결과, 전체적 상황에 대한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안드로메다의 개발은 디렉터 교체, 여러 번의 주요 목표 변경, 애니메이션 인원 부족, 기술적인 어려움, 커뮤니케이션 이슈, 팀 내 정치, 줄어든 일정, 그리고 가혹한 크런치로 점철된 험난하고 위태로운 여정이었다.

이런 문제점은 다른 게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안드로메다에서 근무했던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특별히 힘들게 느껴졌던 것 같다. 야심 찬 목표를 가졌지만 제한된 자원밖에 주어지지 않은 타이틀이었고, 어떤 의미에서 바이오웨어에서 이 게임을 출시한 것 자체가 기적적이었다는 것이다. (EA와 바이오웨어는 이 기사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안드로메다의 개발 기간은 5년이었지만, 여러 정황을 고려하면 바이오웨어가 이 게임의 대부분 분량을 만든 것은 18개월 미만에 불과했다. 다음은 그때 일어난 일에 관한 이야기이다.


2007년 출시된 첫 매스이펙트는 평론의 찬사를 받았지만 완벽한 작품이라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팬들과 비평가들은 캐릭터 디자인과 스토리텔링에 대해서는 극찬했지만, 마코(Mako) – 플레이어가 직접 운전해 행성을 탐험하는 투박한 랜드 로버 – 에 대해서는 비난이 많았다. 그래서 바이오웨어는 장점을 더욱 살리고 – 스토리, 대화, 전투 – 나머지 탐험 부분을 잘라냈다. 3연작의 뒤를 이은 매스이펙트2(2010), 매스이펙트3(2012)에서 마코는 삭제되었고, 엔딩에 관한 논란을 제외하면 두 후속작 모두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매스이펙트 네 번째 작품에서 바이오웨어는 새로운 시작을 원했다. 지난 세 작품을 만든 에드먼튼의 스튜디오 본부 대신 몬트리올 스튜디오에서 매스이펙트4를 담당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3연작 총괄 프로듀서였던 캐시 허드슨은 바이오웨어 에드먼튼에서 완전히 새로운 IP를 만들 새 팀을 꾸렸고, 코드명을 “딜런(Dylan)”으로 했다. (출처에 의하면 새로운 IP의 코드명은 비디오 게임의 밥 딜런이 되어 오랬동안 다른 게임들의 본보기가 될 수 있게 하자는 허드슨과 개발팀의 뜻이 반영된 이름이라고 한다.)

한편, 2009년 설립되어 매스이펙트3:오메가와 같은 DLC를 개발해 온 바이오웨어 몬트리올은 차기 매스이펙트의 리드 개발을 준비하고 있었다.

2012년까지 진행된 초기 논의에서 바이오웨어의 베테랑 직원들과 허드슨이 포함된 몬트리올 디렉터 그룹은 다음 매스이펙트의 차별점에 대해 브레인스톰을 진행하면서 이 프로젝트를 유아기에서 벗어나게 만들 참신한 아이디어들을 많이 구상했다. 이제는 리퍼의 위협도 없었고, 커맨더 쉐퍼드도 없었다. 그리고 새로운 우주를 골라 새로 시작하는 것도 가능했다. “목표는 매스이펙트1이 약속했지만 이루는데 실패했던, 바로 탐험에 관한 게임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익명의 개발팀원의 말이다. “많은 이들이 ‘이봐 우리는 매스이펙트1에서 잠재력을 충분히 실현하지 못했어. 전투야, 멋들어지게 만들어냈고, 내러티브도 잘 해냈지. 이제 다시 탐험에 집중해 보자고’라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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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이펙트3의 오메가 DLC, 바이오웨어 몬트리올 개발

초기 아이디어 중 하나는 매스이펙트의 프리퀄로, 시리즈 설정에서 매스이펙트 은하계의 인간이 처음으로 외계인을 만난 1차 접촉 전쟁을 배경으로하자는 것이었다. 2012년 말, 허드슨은 팬들에게 원작 3부작 이전 배경의 게임을 선호하는지 설문을 진행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대부분의 팬들은 프리퀄이 아닌 속편을 선택했다. “커뮤니티의 피드백, 포커스 그룹, 프로젝트 개발팀 모두의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익명의 개발팀원은 말했다. “우리는 3연작 도중도 이전도 아닌 이후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했어요.”

그래서 바이오웨어는 개발 방향을 바꾸고, 프리퀄 아이디어를 버렸다. 하지만 “접촉(채(contact)”이라는 단어는 남아서 4번째 매스이펙트의 코드명이 되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이 기사의 나머지에서는 이것을 ‘안드로메다’로 부르도록 하겠다.)

2013년, 안드로메다는 개발 범위, 워크플로우, 대략적 달성 목표를 결정하는 프리프로덕션 단계로 접어 들었다. 또한 새로운 디렉터로 액티비전 산하 스튜디오인 비녹스(Beenox)에서 스파이더맨 게임을 디렉팅했던 제라르 르허니(Gérard Lehiany)를 채용했다.

내러티브팀을 이끌길 원했던 르허니는 몇몇 야심찬 아이디어를 가지고 왔다. 그 중 하나는 안드로메다의 핵심 컨셉이 되었는데, 3연작 시대 동안 은하계를 통치하는 시터델 의회에서 커맨더 쉐퍼드와 그의 대원들이 리퍼의 공격을 막지 못했을 경우에 대한 비상 대비책으로 일단의 개척자들을 새로은 은하계로 보내 생존 가능한 행성을 찾게 한다는 것이었다. 여러분, 즉 플레이어는, 안드로메다 은하계에서 문명을 재건하는 사명을 수행할 패스파인더(Pathfinder)의 역할을 맡는 것이다.

또 다른 르허니의 아이디어는 수백 개의 탐험 가능한 행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알고리즘을 이용해 절차적으로 거의 무한의 다양성을 지닌 행성을 생성하는, 노맨즈 스카이 방식이었다. (아직 노맨즈 스카이가 발표되기 전이었다 – 바이오웨어는 독자적으로 이 컨셉을 도입했다)

절차적 생성은 게임컨텐츠 일부를 손으로 직접 만드는 대신 알고리즘에게 맡기는 것이다. 이런 기술은 우주 탐험 게임의 영역를 비약적으로 넓혀 줄 수 있었다. 이런 야심찬 아이디어는 안드로메다 개발팀 다수를 흥분시켰다. “멋진 컨셉이었습니다.” 익명의 개발팀원이 말한다. “바이오웨어의 그래픽과 스토리가 있는 노맨즈 스카이라니, 정말 멋진 이야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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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이펙트: 안드로메다의 컨셉 아트 (Brian Sum)

2013년에서 2014년까지 안드로메다 개발자들은 지금 기준에서 노맨즈 스카이와 흡사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을 시험해 보았다. 은하계에서 우주선을 조종하다가 행성에 착륙하는 프로토타입도 만들었다. 거기서 노매드(랜드로버-역주)에 탑승한 뒤 새로운 행성을 탐험하고 생존 가능한 지역을 찾는다. 그리고 다시 우주로 돌아가서 새로운 행성을 찾는 것이다. “아주 야심찬 프로젝트였습니다.” 한 제보자의 말이다. “우린 정말 우주를 탐험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어려움도 없지 않았다. 안드로메다 팀에 끈질기게 따라붙던 의문점 중 하나는 절차적으로 생성한 행성에 바이오웨어 수준의 스토리를 넣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어떤 팀은 개발 기간 내내 인원이 부족했고, 기술적 어려움도 있었다. 레벨 디자이너들은 월드머신이라는 툴을 사용해서 각 행성에서 자연 침식을 시뮬레이션하고 사실적인 산맥을 만들 수 있었지만, 그 밖의 팀들은 어떻게 해야 높은 품질의 행성들을 직접 손으로 만들지 않고 생성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불행하게도 절차적으로 작업을 진행하는 방법을 찾아낸 유일한 팀이었어요.” 개발에 참여했던 이의 말이다. “나머지 팀에는 그런 자원이 없었죠.”

안드로메다 개발팀은 절차적 생성을 도입하느냐 마느냐에 관계없이 중대한 기술적 장벽에 마주쳤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지난 수년 간, 바이오웨어의 가장 큰 장애물은 EA가 가장 좋아하는 선전 문구였다: 프로스트바이트 게임엔진. 게임엔진은 여러 게임을 만드는데 재사용되고 재활용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모음으로, 물리 시스템, 그래픽 렌더러, 저장 시스템 등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기능들을 포함하고 있다. 게임 업계에서 프로스트바이트는 현존하는 최강의 엔진 중 하나이자 – 가장 쓰기 어려운 엔진 중 하나로 정평이 나 있었다.

EA 산하 DICE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프로스트바이트는 아름다운 그래픽과 비주얼 이펙트를 렌더링할 수 있었지만, 바이오웨어가 이 엔진을 처음 써본 것은 2011년이었고, 그것도 롤플레잉 게임을 만드는데 사용한 것은 아니었다. DICE는 배틀필드 같은 1인칭 슈터를 만드는 스튜디오였고, 프로스트바이트는 오로지 그런 게임을 만들기 위해 개발된 엔진이었다. 바이오웨어가 처음 엔진을 받았을 때, 파티원을 관리하거나 인벤토리를 저장하는 것 같은 롤플레잉 게임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기능조차 없는 상태였다. 바이오웨어의 프로그래머들은 이 모든 것을 바닥부터 만들어야 했다.

(지난 몇 달 간, 나는 프로스트바이트 엔진을 극복해낸 놀라운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다. 작년 8월, 나는 을 쓰기 위해 바이오웨어 에드먼튼 스튜디오로 가서 드래곤에이지: 인퀴지션의 리드 개발자들을 인터뷰 했고, 개발에 대한 전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한마디로 어마어마어마한 고생담이었다.)

안드로메다가 프리프로덕션에 들어갈 무렵에는, 인퀴지션 팀에서 RPG 제작에 필요한 툴 중 일부를 만들어 둔 상태였다. 안드로메다의 프로그래머들은 애니메이션 리깅을 포함, 그들에게 필요한 그 밖의 많은 기능들을 처음부터 만들어야 했다. “프로스트바이트는 놀라운 렌더링 성능을 가졌고 그 밖의 장점도 많았죠.” 개발팀원의 말이다. “하지만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기능은 전부 정말 사용하기 어려웠어요. 손댈 수 없는 내부를 제외하면 애니메이션 시스템이 없었으니까요.” (프로스트바이트는 나중에 ANT라는 이름의 애니메이션 시스템을 추가했지만, 제보에 따르면 ‘땜빵 이슈’가 엄청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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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이펙트: 안드로메다 컨셉 아트 (Eric Bellefeuille)

프로스트바이트 엔진을 설명하면서, 안드로메다의 최고 개발자 중 하나는 자동차를 비유로 들었다. 에픽의 언리얼 엔진이 여러가지를 할 수 있지만 미칠듯한 속도는 내지 못하는 SUV라고 하면, 유니티 엔진은 작고 약하지만 어디든 들어갈 수 있는 소형차로 표현했다. “프로스트바이트는,” 개발자의 말이다. “스포츠카, 그것도 여느 스포츠카가 아닌 F1입니다. 뭔가를 잘하면, 극단적으로 잘하죠. 뭔가를 못한다면, 정말 아무 것도 못합니다.”

“엔진에 잘 맞는 뭔가를 할 때 프로스트바이트는 탁월합니다.” 개발자는 말한다. “하지만 엔진이 목적으로 만들어 지지 않은 무언가를 만들려고 하면 어려움이 닥치는 것이죠.” 안드로메다 행성들의 거대한 맵을 만드는 것도 맵의 최대 크기가 100x100km인 프로스트바이트에서는 난관이었다. 안드로메다 팀은 그 이상의 맵이 필요했다. 스트리밍 시스템, 저장 시스템, 그 외에 필요한 다양한 액션 RPG 메커닉들도 마찬가지로 난관이었다.

“고통스러웠습니다.” 개발자는 회고한다. “드래곤에이지:인퀴지션에서 시작된 고통이 안드로메다에서도 계속되었죠.”


안드로메다의 프리프로덕션은 두 도시 이야기 같다. 개발팀원들은 2013년을 개발자 인생 최고의 해로 꼽고 2014년을 최악의 해로 묘사한다. 2013년이 안드로메다 개발에 대한 가능성으로 가득했었다면, 2014년은 정치로 가득했다. 에드먼튼과 몬트리올, 두 메인 스튜디오 간에 다툼이 시작된 것이다. 에드먼튼의 개발자들은 게임이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헤메고 있고 강력한 비전이 부족하다고 했고, 몬트리올의 개발자들은 에드먼튼이 그들의 게임을 방해하고 있으며, 아이디어와 인원을 드래곤에이지: 인퀴지션과 딜런으로 빼가려 한다고 했다. 2014년 말, 최소 10여명의 몬트리올 인원이 다른 스튜디오로 옮겼고 그 인원이 보충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제보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팀의 인원이 특히 부족했으며, 인원이 나가도 충원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2014년 8월, 캐시 허드슨은 바이오웨어를 떠났다. 그 뒤 얼마되지 않아 제라르 르허니 역시 떠났고, 바이오웨어는 오랬동안 매스이펙트의 라이터였던 에드먼튼 출신 맥 월터스를 안드로메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했다. 이 보직 변경의 원인에 대해서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지만, 르허니가 그때까지 스토리 팀을 이끌고 있었던 만큼, 디렉팅의 변화가 게임 제작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왔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지휘권을 잡은 월터스는 게임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안드로메다 팀 내부대로는 겨우 1년 전 그들이 그토록 열광했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전투는 멋있게 다듬어 졌고, 지상 차량 노마드의 프로토타입 역시 매스이펙트1의 투박했던 마코보다 훨씬 느낌이 좋았다. 그러나 우주 비행과 절차 생성 행성들은 문제거리였다. “행성을 만들고 차로 돌아다닐 수 있었고, 메커닉이 다 갖춰져 있었죠.” 개발팀의 일원이었던 이의 말이다. “제 생각에 문제는 그게 재미가 없다는 점이었던 것 같아요. 아무리 해도 ‘좋아 이제 이걸 수백 번 수천 번 하는 걸 상상해 보자고’라고 할 수 있을 수준으로 매력있게 만들 수 없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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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이펙트: 안드로메다 컨셉 아트 (Frederic Daoust)

프리프로덕션이 끝날 무렵 안드로메다에 합류한 어떤 사람은 그 시점을 이렇게 회상한다. 몬트리올에는 있어야할 툴도 파이프라인도 없었다고. 일반적으로 프리프로덕션 단계는 “버티컬 슬라이스” – 팀이 컨셉을 실현할 수 있다는 증거로 쓰이는 게임의 일부 – 를 만드는데 보내고, 본격적으로 레벨을 만들 준비가 된 상태에서 프로덕션으로 들어간다. 안드로메다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두 명의 제보자는 일관되게 이야기한다. 팀은 절차적 행성이 안먹힐 경우 백업 계획도 가지고 있었다. 이전 매스이펙트 시리즈에서와 같이 은하계 지도를 쓰고 손으로 만든 행성으로 채우는 것이었다. 하지만 프리프로덕션이 끝날 때까지 그들은 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상적인 세계에서라면 하나의 행성 만으로도 그 과정이 반복 가능하다고 증명할 수 있겠죠.” 개발에 참여했던 이의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걸 정말 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답하고 있어야 했어요.”

게다가 제보에 따르면, 일부 개발팀은 필요한 기능을 만들 적당한 툴이나 파이프라인을 갖추지 못했다. “프리프로덕션이 끝나고 프로덕션으로 간다고 하면 어느 게임이든 당연한 것인데, 많은 팀에서 일하는데 필요한 걸들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한 개발자의 말이다.

“2015년 여름 쯤 우리는 굉장한 테크니컬 프로토타입이 나왔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그걸 게임에 넣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이었어요.” 개발에 참여했던 또 다른 이의 말이다. 두 사람의 공통된 의견에 따르면 안드로메다 팀은 우주 비행과 탐험 같은 시스템을 완성했지만 플레이를 재미있게 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제 생각에는 현실을 깨닫고 과감한 삭제 결정이 필요했다고 봐요.”

2015년 말, 안드로메다의 리드들은 절차적 시스템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주를 비행하고 무작위로 생성된 행성에 착륙하는 것은 아직까지도 멋진 컨셉이었지만 – 그때까지도, 바이오웨어의 많은 사람들이 노맨즈 스카이에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었다 – 게임으로 만들어 낼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목표를 재조정하기로 결정한다.

우선 절차적으로 생성되는 수백 개의 행성 수를 30개로 줄인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지형 일부는 월드머신 및 직접 만든 기술을 적용하지만, 컨텐츠는 모두 손으로 만든다. 시간이 좀 지난 뒤, 다수의 제보에 따르면, 30개가 다시 7개로 줄었다고 한다. 많은 팀에게 있어 – 기획, 라이팅, 시네마틱 등 – 이 변화는 많은 질문을 낳았다. “‘이게 우리가 개발하는데 어떤 영향을 주지?’하는 시기였어요.” 개발팀원 한 명의 말이다. “‘이게 우리 일인데, 그러면 뭐가 삭제되고, 뭐가 남고, 나머지 이것들은 누가 하게 되는거지?’하고 있던 시기였던 거죠.”

거의 모든 게임은 개발 도중 목표의 변화를 겪게 되고,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는 게임을 제 시간에 출시하기 위해 자기 자식들을 희생하기 마련이지만, 안드로메다에서는 특별했다. 일반적으로 이런 수준의 큰 목표 변경은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일어나고, 개발자들은 본격적인 제작을 시작하기 전 목표를 조정하고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지나고 보면 가장 아쉬운 점은 그런 삭제가 좀 더 일찍 일어났어야 한다는 거예요.” 개발에 참여했던 이의 말이다. “그러면 변화가 더 적었겠죠. 제 생각엔 개발팀 전체가 만들 수 없는 게임을 만드는데 너무 애를 많이 쓴 것 같아요.”

많은 게임 플레이 메커닉 – 전투, 멀티플레이, 운전 – 은 제 시간에 매끄럽게 진행되었고 목표 재조정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나 컨텐츠 – 스토리, 레벨, 시네마틱 – 은 엉망이었던 프리프로덕션 단계가 지난 뒤에도 일정에서 한참 뒤쳐져 있었다. 그것이 결정적 문제였다.


2009년부터 바이오웨어라는 회사는 에드먼튼, 몬트리올, 오스틴 3개 스튜디오가 합쳐진 조직으로 구성되었다. 드래곤에이지: 인퀴지션과 안드로메다는 “하나의 바이오웨어”라는 기업 가치 아래 세 스튜디오 모두의 합작으로 개발되었다.

바이오웨어 직원의 말에 의하면, 어떤 의미에서 이런 가치는 훌륭했다. 여러 스튜디오 간의 협력을 통해 창의적인 생각들이 혼합될 수 있고, 터무니 없는 기후와 거대한 쇼핑몰로 잘 알려진 에드먼튼보다 몬트리올이나 오스틴이 채용에 훨씬 유리했다.

하지만 시간대가 다른 지역 사이에 협업은 희함하고 난처한 문제를 만들어 냈다. 안드로메다에서 근무했던 직원의 말에 의하면 가장 기본적 업무를 진행하는데 소중한 개발 시간 상당 부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두 사람이 오스틴에 있고, 네 명이 몬트리올에, 세 명이 에드먼튼에 있는 경우, 비디오 컨퍼런싱 소프트웨어를 써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대로, 모두를 연결하는 데만 꼬박 한 시간이 걸렸다. 남아프리카나 뱅쿠버의 외주 스튜디오까지 더하면 그야말로 지원부서의 악몽이다. “모두가 한 건물에 있을 때도 게임 개발은 충분이 어렵습니다.” 안드로메다 개발자의 말이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을 때는, 말도 안되게 힘든 일이 되어 버리죠.” (전 세계 여러 국가에 스튜디오를 갖춘 것으로 유명한 유비소프트는 수 많은 프로듀서들을 통해 작업을 관리 감독한다. 바이오웨어는 이런 종류의 대규모 개발을 할 시설이나 경험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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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이펙트: 안드로메다 배경 아트 (Eric Wong)

하지만 안드로메다 개발을 일정 내에 끝내야만 하는 바이오웨어에게는 선택지가 없었다. 게임이 프로덕션 단계에 들어가고, 리드들이 자신들이 얼마나 일정에서 뒤쳐져 있는지 깨달은 순간, 바이오웨어는 가능한 최대로 많은 인원을 안드로메다에 투입했고, 그 후에도 일부 팀은 상당 기간 병목을 유발했다. 특히 스토리의 진도가 늦었다고, 네 명의 제보자는 이야기한다. 크리에이티브 팀에서 프리프로덕션 기간 동안 너무 많은 시간을 하이레벨 아이디어 논의에 소비한 것이다. 핵심 아이디어 일부 – 라이더, SAM(라이더에 융합된 AI) – 와 메리디안에서의 최종 시퀀스는 살아 남았지만, 대부분의 퀘스트와 대사는 기획과 작성이 필요했다. “[최종 게임에서 볼 수 있는] 대사는 5년 전체가 아니라 지난 2년 동안 쓰인 거라고 보면 됩니다.” 개발자의 이야기다. “라이팅 팀 – 캐릭터 대사와 기타 모든 것을 쓰는 – 이 너무 오래 발목 잡혀 있었어요. 하이레벨 디렉션에서 논의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죠.”

라이팅 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이 기사를 쓰면서 이야기 나눈 거의 대부분의 안드로메다 개발자들은 게임의 상당 부분이 2015년 말에서 2017년 3월 사이의 막바지 일정에 제작되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안드로메다의 대부분이 1년 반 사이에 만들어진 것이다. “맥 월터스가 오고서 – 치명적 상황에 대한 대처 같은 거였던 거죠 – 달라진 겁니다. 그는 실제로 리드들이 결정을 내리고 실물로 만들어 내게 만들었죠.” 개발에 참여했던 이의 이야기다. “그 전까지는 방향이 없었어요.” 몬트리올의 어떤 이들은 디렉터의 교체를 에드몬튼이 게임을 빼앗은 것이라고 보고, 에드먼튼의 어떤 이들은 개입과 구출이 필요했던 상황이라고 본다.

프로젝트와 가까웠던 한 개발자는 게임의 대부분이 마지막 18개월 동안 개발되었다는 지적에 반박하며, 최종 게임에 있는 아이디어 대부분이 초기 비전과 매우 유사하다고 이야기 한다.

이런 벼락치기 개발의 결과는 철야와 주말근무였다. 몇몇 사람들은 안드로메다의 마지막 1년 반 동안이 그들이 겪어 본 최악의 크런치였다고 말한다. “그렇게 늦은 시간 까지 일하다 보면, 원래 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어지게 마련이죠.” 한 개발자의 이야기다.

어떤 이들은 이전 매스이펙트에 비해 이 크런치가 훨씬 힘들었던 이유를 개발자들이 퇴행(regression)이라 부르는 것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일반적인 게임 프로젝트에서, 마지막 몇 달은 버그를 수정하고, 메커닉을 세부 조정하고, 기존의 컨텐츠를 개선해 모든 것을 최대한 매끄럽게 만드는 과정인 “폴리싱”에 매진한다. 이 마지막 몇 달 간 많은 개선이 이루어 지고, 어떤 개발자들은 짧은 막판 스퍼트 동안 게임이 현저하게 좋아진다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안드로메다에서 모든 것은 반대였다. “어떤 것을 한데 집어 넣고, 버그를 확인하고, 날인하고 승인을 받습니다.” 한 개발자의 말이다. “우린 말했죠. ‘좋아 이제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겠군.’ 그리고 고개를 돌리자마자, 방금 넣은 것이 산산조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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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이펙트: 안드로메다의 배경 아트 (Sean Obrigewitch)

이런 뒷걸음질의 근본 원인은 명확히 밝히기 어렵다. 어떤 때는 프로그래머들이 코어 시스템을 업데이트 하는 것과 같은 복잡한 경우이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캐릭터 모델러들이 NPC의 외형을 바꾸는 것 같은 간단한 문제이기도 하다. 개발자들의 말에 의하면, 방금 끝냈다고 생각한 게임의 일부를 계속해서 다시 만들어야 하는 진빠지는 상황이었다. “프로젝트 기간 전반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유형의 문제들이 뒤섞여 마지막 1년 반 사이에 한꺼번에 터졌죠.” 한 개발자의 이야기다.

2016년 3월 유출된 영상과 게임의 최종 빌드를 비교한 이 영상은 이런 퇴행이 어떤 느낌인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퀄리티 저하는 라이팅의 변경에서부터 너무 많은 메모리를 차지하는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그런 것들은 이전에 겪어 보았던 문제였다, 라고 한 제보자는 이야기한다. 다른 게임들에서도 그래픽 저하(와치독스, 위처3)는 볼 수 있지만 이렇게 개발 단계 후기에 이런 수준의 퇴행이 일어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라고 제보자는 말한다.

개발 막바지에 가장 크게 타격 받은 것은 “하류(downstream)” 팀들 – 이펙트, 시네마틱, 오디오 – 였다. “프로젝트 전체가 일정에 늦어 있었고, 여러 팀이 예정보다 늦게 결과물을 전달했기 때문에, 하류 팀에서는 문제가 훨씬 더 심각했습니다.” 개발에 참여한 어떤 이의 말이다.

마지막 수 개월 동안 절망의 기운이 가시지 않았으며, 제작에 참여한 다수가 자신이 경험한 프로젝트 중 안드로메다가 가장 힘들었다고 말한다.

“마지막 몇 달 동안, 우리는 폴리싱 대신 게임을 유지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했습니다.” 안드로메다 개발자 중 한 명의 말이다. “부서지기 전 한 발 앞서 고치는게 고작이었죠.”


게임을 개발하면서 각 팀의 디렉터들이 모여 그들이 처할 최대의 위기와 난관에 대한 목록을 만드는 것은 흔한 일이다. 안드로메다에서도 리드들은 이런 주요 위험 요소들을 체크했다. 스토리가 있었고 절차적으로 생성되는 행성들이 있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이 있었다.

안드로메다가 비난받은 점은 여러가지였지만 기억에 남는 이미지 대부분은 짤방들이다 – 고릴라 걸음, 웃긴 표정, 주인공의 눈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테니스 경기를 옆에서 보는 것처럼 움직이는 GIF들. 이는 지난 몇 달 동안 많은 추측을 불러 일으킨 주제였고, 안일함(EA가 바이오웨어를 샀기 때문에 게을러 졌다)에서부터 비상식(바이오웨어에서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캐릭터를 못생기게 만들었다)까지 다양한 결론을 낳았다.

실제로는 다른 게임 개발 과정이 그런 것 처럼, 단 하나의 원인 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안드로메다 애니메이션 문제의 원인은, 간단히 말하면 험난했던 개발 과정의 결과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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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이펙트1과 안드로메다를 비교한 xLetalls의 GIF

2013년에서 2014년 프리프로덕션 동안, 프로그래머와 테크니컬 애니메이터들은 안드로메다의 애니메이션을 어떻게 만들지 연구하며 몇 가지 난관에 봉착했다. 그들은 아름다운 페이셜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는 Snapper라는 이름의 이집트 회사를 매입했지만, 이를 어떻게 엔진에 적용하고 게임 전체에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해결되지 않았다. 그리고 어떤 기술을 사용하느냐에 대한 끊임없는 논쟁이 있었다. 개발팀 일부는 뱅쿠버에 있는  EA의 Capture Labs에서 썼던 FaceWare라는 프로그램을 쓰고자 했지만 다른 이들은 기능이 충분치 않다고 했다. 안드로메다 – 그리고 매스이펙트 전작들 – 의 립싱크는 대부분 소리를 자동으로 입술 움직임으로 바꿔 주는 FaceFX라는 범용 소프트웨어가 맡았다.

한 제보자는 전 바이오웨어 애니메이터 조나단 쿠퍼(안드로메다 개발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전 매스 이펙트에는 참여했던)의 트위터 스레드가 그 프로세스에 대한 가장 정확한 설명이었다고 지적한다. 쿠퍼의 글에 따르면, “시간 상 모든 장면을 똑같이 다룰 수 없기 때문에 각 대화는 중요도와 노출 가능성에 따라 여러 단계의 퀄리티 레벨로 구분된다. 가장 낮은 퀄리티의 장면은 아예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를 가리기 위해서 알고리즘을 사용해 최저 수준의 시퀀스를 생성한다.” 제보자가 이야기 한 또 다른 큰 요인은 안드로메다에서는 주인공 캐릭터를 생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팬들은 안드로메다의 페이셜 애니메이션을 위처3나 호라이즌: 제로던과 비교하지만, 이들 게임은 주인공이 정해져 있고 어떤 컷신이나 대사에서 어떤 표정이 나올지 예측하기 훨씬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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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이펙트: 안드로메다의 페이셜 기술 초기 예상도 (내부 “말하지 말고 보여주기” 폴더에서)

개발에 몸 담았던 세 명의 개발자는 프리프로덕션 초기에 특히 큰 타격을 입은 시점을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을 3DS Max에서 마야로 교체하여 테크니컬 애니메이터들에게 큰 부담을 지웠던 때로 꼽는다. 바이오웨어 경영진은 이를 필요에 의한 전면 교체로 생각하지만 – 3DS Max와 마야의 개발사인 오토데스크에서 교체를 추천했다 – 애니메이터들은 이 변경이 일을 시작하기 전이 아니라 프리프로덕션 도중 일어났다는 것에 분개했다. “쓸 수 있는 기술이 없었어요, 우리가 필요한 건 빨간 펜인데 파란 펜을 가지고 작업했으니까요.” 개발자 중 한 명이 날려버린 개발 기간을 아까워 하며 말했다. (이후, 안드로메다의 에니메이터 일부는 결국 자신들의 작업 대부분을 3DS Max로 하게 되었다.)

“애니메이션 팀에 있어 지옥 같은 환경이었습니다.” 리드 개발자 중 한 명의 말이다. “그 문제와 뒤늦게 나온 페이셜 애니메이션 기술이 한데 합쳐져서, 애니메이션 관점에서 나빠질 수 있는 모든 것들이 갖춰진 상황이 된 거죠.”

안드로메다가 프로덕션 단계에 접어 들면서, 애니메이션에는 정말 비상이 걸렸다. “프리프로덕션에서 프로덕션으로 넘어가려면 모든 기술적 사항을 확정해야만 합니다.” 한 개발자의 말이다. “확정되지 않은 것 중 하나가 페이셜 애니메이션이었지요. 2014년 이것은 프로젝트의 최대 위험 요소 중 하나로 지목되었습니다.”

개발에 참여했던 두 사람의 개발자는, 또 다른 치명적 문제점으로 애니메이션 팀이 개발 기간 내내 인원 부족에 시달렸던 것을 지적한다. “애니메이션의 최대 문제는 인력이었어요.” 그 중 한 명의 말이다. “모션 캡쳐로 인게임 리소스를 뜰 수는 있겠죠. 하지만 그 애니메이션을 엔진에 넣고 조작에 반응하게 만드는 건 캡쳐로 할 수 없는 작업입니다. 인원이 필요하고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예요. 사람이 너무 적었죠. 정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친구들이었지만, 말도 안되는 일정에 따라 일했고, 그 최종 결과를 보는 건 정말 슬픈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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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전 가장 널리 공유된 안드로메다 GIF  중 하나

애니메이션 팀이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으로 유지되었기 때문에, 바이오웨어는 다른 AAA 스튜디오들 처럼 많은 분량의 시네마틱 작업을 러시아, 중국, 인도, 그외 국가들의 스튜디오로 외주 보냈다. 이런 방식은 게임의 제작 일정이 지연된 상태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스토리가 확정되고 라이팅이 18개월 전에 끝났다면, 그 시점에서 장면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있을 것이고, 스토리보드를 만들어 외주 업체에 보낸 다음 완성된 장면을 받을 수 있었겠죠.” 한 개발자의 이야기다. “하지만 [기획과 라이팅] 팀에서 뒤늦게 한참 작업 중이라면, 기반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외주에 의존하기가 대단히 어려워집니다.”

안드로메다에서 우리가 본 애니메이션 문제들은 이 모든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진 결과물이었다, 라고 개발에 몸담았던 이들은 이야기한다. 원인은 오직 한 가지가 아니었던 것이다.


바이오웨어는 안드로메다 출시 직전, 대부분 AAA개발사들이 출시 몇 달 전 보내는 초기 빌드를 사전 리뷰를 위해 리뷰어들에게 보냈다. 사전 리뷰어들은 보통 개인적인 게임의 초기 평가와, 장점과 단점에 대한 보고, 그리고 예상되는 메타크리틱 점수를 제공한다. 개발사들은 메타크리틱 점수에 따라 중요한 전략적 결정을 내리기도 하기 때문에 가장 중점을 두고 본다.

사전 리뷰어들이 안드로메다에 대한 의견을 보내 왔을 때, 바이오웨어의 리드들은 안도했다. 두 곳에서 메타크리틱 점수를 80점 초중반으로 예측한 것이다. 안드로메다의 개발자들도 자신들의 게임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정도의 점수라면 잘 받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80에서 85 사이만 나와줘도, 캐시 허드슨과 그의 팀이 매스이펙트1과 2에서 그랬던 것처럼, 안드로메다 동안 만든 자원을 활용해 속편을 더 잘 만들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GIF의 홍수가 시작되었다. EA는 EA 억세스 유저를 대상으로 정식 출시보다 빠른 3월 16일 안드로메다를 플레이 할 수 있도록 했고, 그 주말 동안 플레이어들이 이미지와 GIF들을 공유하면서 수 없이 많은 짤방과 분노, 질나쁜 모욕이 양산되었다. 2017년 3월 출시된 다른 세 게임들(<젤다: 야생의 숨결>, <호라이즌: 제로 던>, <니어: 오토마타>)이 나오자 마자 고전으로 인정받았다는 사실과 어우지면서, 최악의 리뷰 점수를 받기 위한 조건은 갖춰지고 말았다. 안드로메다의 최종 결정된 메타크리틱 점수는 70점(리뷰를 가장 많이 받은 PS4 기준)으로 사전 리뷰어들이 판단한 점수보다 훨씬 낮았다.

결과는 바이오웨어 몬트리올의 재앙이었다. 개발팀이 버그를 수정한 패치를 계속 내고, 로맨스 옵션을 추가하고, 애니메이션을 폴리싱하는 동안 경영진은 몬트리올 스튜디오의 인원을 감축하고 당분간 매스이펙트 시리즈를 내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안드로메다의 속편에 대한 모든 희망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EA는 바이오웨어 몬트리올의 개발자 상당수를 EA 모티브(스타워즈 배틀프론트2 – 역주)로 옮기고 나머지 인원은 딜런이나 다음 드래곤 에이지(내부에서는 드래곤 에이지4로 부른다) 같은 다른 바이오웨어 게임들에 지원 업무로 투입했다.

야심찬 목표를 세웠지만 완수할 수 없었던 한 스튜디오의 비극적인 결말은 이와 같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5년 동안 개발이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안드로메다는 너무 적은 리소스로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했던 겁니다.” 개발에 참여했던 한 사람의 말이다. 바이오웨어는 별을 – 절차적으로 생성되는 수백개의 별들을 – 목표로 했지만, 거기 도달할 수 없었다. 라이더가 안드로메다를 향해 떠난 것처럼, 스튜디오의 여정이 도달한 곳은 오직 실망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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